인터넷전화(VoIP) 부활하는가?

개발 이야기/VoIP | 2008. 9. 18. 16:22
Posted by 시반

 

그레이엄 벨이 상업용 전화를 발명한 후 100년 이상 더디게 발전했던 전세계 유선전화 산업은 인터넷전화의 재부상과 함께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 인터넷전화) 번호 체계가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VoIP에 번호 체계가 부여되면 그 동안 정체 상태에 있던 국내 유선전화 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VoIP는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존 유선전화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하지만 VoIP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VoIP는 기존 전화에 비해 통화품질이 떨어지며 별도의 VoIP 단말기도 갖추어야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아직까지는 요금 면에서도 기존 유선전화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 따라서 사업자마다 VoIP에 대한 전략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글에서는 VoIP 시장에 대한 전망과 더불어 VoIP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새로운 전기 마련하는 VoIP

1999년 말, 인터넷 붐과 함께 다가온 다이얼패드를 기억하는가? ‘무료 전화’라는 광고는 당시 소비자에게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다이얼패드는 인터넷을 이용한 무료전화 즉 VoIP (Voice over Internet Protocol, 인터넷전화)를 상업화하여 기존 전화에 대한 개념을 완전 뒤바꿔놓을 것처럼 보였다. 다이얼패드를 서비스한 새롬기술의 주가가 액면가 500원에서 인터넷 버블과 함께 한 때 30만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이얼패드는 컴퓨터를 이용해 전화를 걸 수만 있었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유선전화를 설치해야 하는 ‘반쪽’ 서비스였다. 또한 다이얼패드는 기존 유선전화 (PSTN, Public Switched Telephone Network)나 이동전화에 연결될 때 발생하는 접속료로 인해 ‘무료’ 서비스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광고수익에 의존하다가 결국엔 유료로 전환되었다. 유료로 전환된 이후 다이얼패드는 사용자가 급감하였고 현재는 크게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이얼패드의 충격이 지나간지 5년 후인 올해 VoIP 열풍이 다시 한 번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작년 말 인터넷전화 제도정립 방안을 마련하고 올 하반기에 ‘040’ 혹은 ‘070’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인터넷전화 번호를 부여할 것을 발표하면서 VoIP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반드시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를 이용해야 했던 VoIP에서 진일보하여 VoIP 단말기나 기존의 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기기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VoIP에 착신번호가 부여되고 전용단말기가 등장하면 VoIP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착신 불능이 해소되어 착·발신이 모두 가능한 완전한 전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저렴한 요금 바탕으로 성장 기대

VoIP의 가정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VoIP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공유하는 IP 기술에 기반하고 있어 장비 등에 대한 초기 투자비와 망운용비가 적게 소요되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국내에서는 다수의 별정통신 사업자들이 VoIP를 국제전화에 적용하여 국제전화의 전반적인 요금인하를 주도하고 있다. 기업들도 늘어나는 통신비 지출을 감소시키고자 VoIP 장비를 설치하여 본사-지사 간의 전화를 VoIP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렴한 VoIP는 가정용 전화 시장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VoIP를 제공하는 새롬기술, 애니유저넷, 삼성네트웍스 등의 업체들은 시내·외 전화의 구분 없이 3분에 39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동일한 VoIP 사업자 간의 통화는 무료로 제공될 것으로 보여 VoIP에 의한 기존 유선전화의 대체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속될 전망이다.

VoIP 시장이 확대되면 통신서비스 산업 뿐만 아니라 관련 업체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VoIP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콜서버, VoIP 게이트웨이 등과 같은 통신장비를 비롯하여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이터베이스, 빌링 시스템, 모니터링 시스템과 같은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통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시외, 국제전화 시장에서 경쟁력 갖춰

그러나 저렴한 VoIP의 미래도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VoIP가 기술적인 면에서는 새로운 전화 서비스일 지 모르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유선전화 서비스일 뿐이다. 따라서 VoIP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2000년 이후 포화 상태에 이르며 성장이 정체된 유선전화 시장에서 기존 PSTN 전화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VoIP는 시내·외 요금의 구분이 없다는 점에서 시내전화 시장보다는 시외전화 시장에서 PSTN에 대한 경쟁력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VoIP 시외전화는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간통신 사업자가 제공하는 PSTN 시외전화보다 약 85%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될 수 있다. 국제전화의 경우에도 국가간 접속이 회선 교환 방식이 아니라 저렴한 데이터 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내전화 시장에서는 VoIP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VoIP 요금은 3분에 39원으로 기간통신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시내전화 요금과 차이가 없다. 기존 유선전화의 경우 설치비와 기본료 등 고정비용이 발생하지만, VoIP의 경우도 전용 단말기 등 초기 비용과 소정의 기본요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VoIP가 가격 차별화를 이루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품질 및 단말기 확보가 관건

VoIP가 시외전화 시장 등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PSTN 전화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화품질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VoIP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 PSTN 전화보다 통화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화서비스에서는 통화품질이 소비자들의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어 VoIP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기본적인 통화품질을 충족시키지 않고서는 시장 확대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비, 단말기, 프로토콜 등의 표준 제정을 통한 호환성 확보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VoIP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단말기의 보급도 중요하다. 다이얼패드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은 컴퓨터를 이용해야만 전화통화가 가능하고 수신을 위해서는 별도의 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기존 전화처럼 편리하게 착·발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VoIP 전용단말기나 일반전화기와 초고속인터넷을 연결하여 VoIP를 구현하는 장치를 경제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가가 VoIP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VoIP는 단순한 음성 서비스에만 머무르지 않고 IP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번들로 제공되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VoIP가 요금 만으로는 유선 시내전화와 차별화 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화상통화와 같은 부가 서비스를 추가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또한 시외전화에 요금 경쟁력이 있는 VoIP의 특성을 고려하여 119와 같은 긴급전화와 시내전화는 PSTN을 이용하고 시외전화는 VoIP를 이용하는 상품이나 단말기를 개발하는 것도 초기에 VoIP를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조건들이 만족될 때에야 비로소 VoIP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VoIP 시장의 규모는 2004년 약 694억원에서 2008년에는 10,377억원으로 연평균 96.6%에 이르는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유선전화 시장의 약 16.4%를 대체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의 경우 BcN (Broadband convergence Network, 광대역 통합망)의 구축과 함께 2015년 경이면 VoIP가 기존의 PSTN 전화를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VoIP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필요

전세계 통신환경은 투자비와 운용비가 절감되는 IP 기반의 서비스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우리나라 통신서비스도 전세계 트렌드에 맞추어 신속히 전환되어야만 통신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저렴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효용도 증가시킬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VoIP가 크게 활성화될 유리한 여건이 이미 조성되어 있다 하겠다. 이러한 제반 환경이 VoIP 관련 국내 산업의 발전과 관련 사업자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첫째로 VoIP 시장의 경쟁과 활성화를 위해 VoIP 서비스에 필요한 상호접속 계약과 설비 임차가 용이하게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KT가 기존 유선전화 네트워크와 장비를 독점하고 있다. 게다가 VoIP에 필수적인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마저 KT가 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통신 관련 자원이 집중된 환경에서는 신규 VoIP 사업자가 인프라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일본의 사례에서와 같이 VoIP 사업자와 KT같은 기간통신 사업자 간에 상호접속 계약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정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를 통해 VoIP 사업자가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동시에 VoIP 서비스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접속료 산정이 이루어지도록 계약 사항을 공정하게 중재하고 감시해야 한다. 또한 VoIP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존의 LLU (Local Loop Un-bundling, 가입자 선로 공동 활용) 제도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선로와 장비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보완·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로 VoIP 품질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인터넷전화 품질 인증 제도”와 같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VoIP 사업권을 교부하기 전에 통화 품질에 대한 사전적인 검증을 하고 이를 만족시키는 서비스 사업자에게만 사업권을 허가함으로써 소비자 만족을 높이고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정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품질 확보와 동시에 전화번호 체계의 통합도 고려되어야 한다. 통화품질이 확보되고 번호 부여로 착신까지 가능하며 비상전화 기능까지 더해진다면 VoIP는 유선전화로서의 면면을 모두 갖추게 된다. 이러한 전제 하에서 VoIP에 기존 유선전화와 동일한 번호 체계를 부여함으로써 전화서비스에 가입과 해지, 이동 등을 자유롭게 하고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VoIP를 통합한 새로운 번호 체계는 단순한 인터넷 전화 역무에 한정지어 계획할 것이 아니라 IP화, 유·무선 통합 등의 향후 전화 산업의 발전 방향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사례> 일본, 규제 완화와 경쟁 조성으로 VoIP 활성화
일본에서 VoIP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인은 초고속인터넷 관련 정책이었다.

일본은 VoIP 서비스가 가장 크게 성공한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1년에 VoIP 서비스가 시작되고 2002년에 들어서면서 서비스가 본격화되었으며 2003년 말에는 VoIP 가입자가 650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SL과 같은 브로드밴드 서비스의 급속한 확산이 VoIP를 촉발하였으며 2003년 8월 ‘050’으로 시작하는 VoIP에 대한 번호 체계가 확 정되면서 VoIP 가입자 증가세가 더욱 탄력 받고 있다. 초고속인터넷과 VoIP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는 야후 BB와 Fusion Communications로 두 회사의 VoIP 가입자는 각각 400만 명, 25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일본에서 VoIP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인은 초고속인터넷 관련 정책이었다. 일본 정부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활성화와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기존 통신사업자들이 보유한 가입자 선로를 모든 사업자에게 공정하게 개방하고 가입자선로 이용요금을 월 173엔 정도로 낮게 책정하도록 유도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신규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로 하여금 네트워 크 및 장비 등에 필요한 초기 투자비 부담을 덜고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초고속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될 수 있 었으며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기업들도 초고속인터넷과 함께 VoIP를 결합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VoIP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었다.

일본에서 VoIP가 활성화된 또 다른 이유는 가격 메리트 때문이다. 시외전화의 경우 NTT와 같은 기존 전화 서비스 업체가 1분에 약 27엔에 서비스를 제공하던 데에 비해 VoIP 업체들은 기존 서비스의 10분의 1 가격인 약 2.5엔에서 2.8엔의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외전화에 대해서는 거리의 구분 없이 동일한 요금을 적용하고 있어 기존 유선전화에 비해 VoIP의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례로 야후 BB의 경우 이러한 두 가지 요인에 힘입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90%가 VoIP 가입자이며 VoIP 가입자의 70% 이 상이 빈번하게 VoIP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처] 인터넷전화(VoIP) 부활하는가?|작성자 권위귀족

ps.

 2004년 LG경제연구원에서 내놓은 글이라고 합니다.  요즈음 인터넷전화라고 해서 많이들 접하게 되고 있습니다만 이글에서 제시한 내용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070 번호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여전히 번호이동이라는 측면과 보안이라는 측면에서 앞서말한  VoIP 시장이 확대되기 위한 대안은 아직 진행형인 듯 싶네요. VoIP에 관련한 자료들은 2004년도 이후로 부쩍 늘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있는 VoIP.  현재 VoIP에 대한 접근은 PSTN의 대안으로의 VoIP라기보다는 VoIP를 통하여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측면으로 포커스가 변화되는 듯 합니다. 모바일 VoIP쪽을 공부하다 VoIP의 흐름과 동향을 이해하기 위해 예전자료들을 찾다 보니 비록 예전자료지만 링크를 걸고 말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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